마르투스"봄소풍"
2022년 03월 30일
어릴적 초등학교 다닐적에 “봄소풍”이 되면 잠을 못이루었다.
나만의 잔칫날 같았다.
엄마랑 동네수퍼에 가서 소풍가방 한가득 채워갈 과자를 사는 일은
어른이 되서 그보다 더 큰 것을 쇼핑할 때에도
느낄 수 없는 설레임과 짜릿함이었다.
다 먹지도 않을거고 먹을 수도 없을 만큼 과자를 몇 봉지 사들고
집에 와서는 가방에 차곡차곡 담으면서 계획을 세웠다.
이건 언제 먹고 저건 언제 먹고 이건 집에 남겨와야지!
그리고 지금이야 흔하지만 당시에 김밥은
소풍가는 날에만 누릴수 있는 호사였다.
아침일찍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방안 가득 매우면
유난히 일찍 일어나 엄마의 김밥 꼬다리(?)를 먹는 맛은
지금도 잊을수 없다.
어렸지만 당시에도 김밥을 싸오지 못하는 친구들은 간혹 있었다.
친하지 않아도 같은 반이라는 공동체임을 몸으로 알았던 것일까.
친구들과 도시락 뚜껑을 비워 십시일반 나누어 담아주면서
다같이 즐거운 소풍을 만들어갔었다.
마르투스 봄소풍은 “산상수훈”이라는 별칭이 있다.
야외에서 세우는 교회!라고 거창하게 이야기 했지만
그냥 즐거운 봄소풍 나들이다.
그래 오늘은 말씀나눔도 생략이다.
오늘은 영의 양식은 잠시 미룬다.
오늘은 이 “봄” 가기전에 봄내음에 젖어야 겠다.